“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도망친다”(Trump Always Chickens Out) TACO밈, 신조어에 대해 알아보자.

 TACO? 트럼프는 또 도망쳤다고?

트럼프를 닭으로 풍자한 이미지

TACO. 원래는 멕시코 음식 이름인데, 요즘 미국 정치권이나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통하고 있다. Trump Always Chickens Out, 즉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도망친다”는 신조어다. 겉으로는 농담처럼 들리지만, 알고 보면 꽤 정확한 정치적 분석이 담겨 있다.

트럼프는 언제나 강한 말을 먼저 던진다. 무역 전쟁, 연준 공격, 중국 제재, 빅테크 규제… 수많은 사례에서 그는 마치 결단력 있는 리더처럼 굴지만, 막상 실질적인 행동에선 한 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걸 반복적으로 지켜보던 커뮤니티에서 나온 말이 바로 TACO다. 말로는 위협하지만 결국은 “치킨(chicken out)”한다는 뜻. 이젠 마치 하나의 정치적 패턴처럼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밈이나 조롱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장은 트럼프의 이런 스타일을 학습하기 시작했다. 그의 강경 발언이 나올 때마다 과거를 되짚으며 "이번에도 TACO 모드일지도 몰라"라는 시선을 던진다. 예를 들어 무역 전쟁 당시, 관세폭탄을 예고했다가 중국과 협상하며 완화된 조건으로 타협했던 일, 틱톡 금지를 선언했다가 실제로는 기업 간 딜로 넘겼던 일들이 그렇다. 그때마다 처음엔 시장이 흔들렸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번에도 뻥 아니야?” 하는 분위기가 퍼졌다. 바로 그 맥락에서 TACO가 경제 커뮤니티의 언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재미있는 건 투자자들이 이 단어를 실제 의사결정 필터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어떤 기업을 공개 저격하거나 환율에 대해 발언하면, 과거 같으면 바로 숏을 걸거나 손절했을 텐데, 이제는 “이번엔 그냥 TACO겠지”라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시장이 정치인을 감정이 아니라 패턴으로 해석하기 시작한 셈이다.

어떻게 보면 TACO는 하나의 경제 용어로도 진화하고 있다. 정치적 발언을 실질적 리스크로 해석할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소음(noise)으로 넘길 것인가를 판단할 때 쓰이는 일종의 '정치적 유보 태그'가 된 것이다. 누군가 과격한 선언을 했을 때도 “이거 TACO 아닌가?”라는 한마디로 분위기가 반전되기도 한다. 경제적 표현력으로서 유머의 힘이 묻어나는 순간이다.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은 확실히 쇼맨십이 강하다. 하지만 그 쇼에는 일관된 흐름이 있다. 위협 → 관심 집중 → 일부 후퇴 → 유화적 메시지. 그 반복의 끝에서 시장은 배운다. “겁줄 땐 TACO 모드, 실제 정책은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런 TACO의 전형적인 흐름은 바로 지금도 진행 중이다. 2025년 7월 7일, 트럼프는 다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관세율이 명시된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시간으로 정오, 한국 시간으로는 8일 새벽부터 각국에 순차적으로 '무역 경고장'이 날아간다는 것이다. 브릭스를 정면으로 겨냥해 **“반미 노선 국가엔 10% 추가 관세”**라는 강경한 발언까지 더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전처럼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미 영국과 베트남은 타결된 상태고, 다른 국가들과도 '막판 합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말하는 “12~15개국 서한 발송”도 결국은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이 크고, NEC와 상무장관이 언급한 연장 가능성은 또다시 ‘뒤로 물러날 구멍’을 열어둔 셈이다.

그래서 이번 7월 7일 관세 서한도 시장에선 이렇게 받아들여진다.
“그래, 또 TACO지 뭐.”

결국 이 TACO라는 신조어는 트럼프 개인만이 아니라, **정치의 언행 불일치를 꿰뚫는 하나의 '통찰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통해 정치적 소음과 실질 리스크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얻는 셈이다.

그러니 다음번 트럼프가 마이크 앞에서 강하게 외칠 때, 주식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자.
“혹시 이것도 TACO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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